내가 본 최고의 작품은 영화 〈리틀 포레스트〉다. 화려한 사건 하나 없는 이 영화가, 무언가를 이뤄야만 잘 사는 거라고 믿던 내 시선을 바꿔놓았다.
왜냐하면 이 영화는 '무엇을 이루었나'가 아니라 '어떻게 하루를 보냈나'를 계속 비춰주기 때문이다. 밥을 짓고 계절을 기다리는 장면들을 보고 있으면, 뒤처졌다는 조바심이 자기 속도를 잃은 데서 온다는 걸 알게 된다.
예를 들어 몇 년 전, 성과가 나지 않아 매일 새벽까지 스스로를 몰아붙이던 시기가 있었다. 그때 우연히 이 영화를 다시 보다가 주인공이 아무 말 없이 밭을 정리하는 장면에서 한참을 멈춰 있었다. 그날 처음으로 노트북을 덮고 잠을 잤고, 다음 날의 나는 전날보다 분명히 나았다.
그래서 나는 이 작품을 최고라고 부른다. 삶의 답을 알려줘서가 아니라, 답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에서 잠시 내려오게 해줬기 때문이다. 결국 좋은 작품은 인생을 바꾸는 게 아니라, 하루를 대하는 태도를 바꾼다.